[Camino de Santiago] 순례길 준비 - 발 관리 방법, 의약품, 그리고 화장실 이야기

2022. 9. 8. 21:10TRIP/Santiago de Compostela 순례길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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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노 블루에 시달리는 1인입니다. 이번에는 걸을 때 발 관리하는 방법과 챙길 의약품, 그리고 화장실 사용에 대해 얘기해 볼게요.


순례길에서 순례자들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는 두 가지라고 생각해요. 하나는 무릎, 또 하나는 물집이죠. 매일같이 장거리를 걷게 되니 이 문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것 같아요. 혹시 걷다가 어딘가 통증이 생겼다고 너무 좌절하거나 슬퍼하지 마세요. 우리는 어떻게든 걸을 수 있답니다. 후흣~ 그렇다고 억지로 끙끙 참으면 안 돼요. 참다가 덧나면 걷잡을 수 없이 문제가 커질 수 있어요. 그럼 어떻게 걸어야 하는가~ 그게 문제겠죠?!

일단 무릎 관리에 대해서는 앞의 다른 글에서 제가 어떻게 무릎 관리를 했는지 얘기를 풀어놓았으니 궁금하신 분은 맨 아래 추가해놓은 링크 중 무릎 보호대 글을 참고하세요.

우리 발꾸락은 참~ 손이 많이 가는 아이예요


일단은 제가 발가락을 보호하기 위해 준비했던 것들을 먼저 얘기해 볼게요. 이건 제 주관적인 경험과 생각을 토대로 한 내용이라는 점 참고해 주세요.

발 관리 방법

  1. 중등산화 + 인진지 발가락 양말 + 울 양말
  2. 슬리퍼 + 카라비너
  3. 알코올 스왑
  4. 바셀린
  5. 실 + 바늘
  6. 콤피도 밴드

 

중등산화 + 인진지 발가락 양말 + 울 양말

트래킹 초보분들께는 개인적으로 이 조합을 무조건 추천드려요. 물론 이게 필수라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신발과 양말을 가볍게 준비해왔다가 초반부터 발이 아작 나서 순례길 끝까지 엄청 고생한 사람을 많이 봐서 저는 가급적이면 꼼꼼하게 준비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우선 중등산화는 발목을 잡아줘서 좋았어요. 이게 발목이 삐끗하는 걸 막아주는 것뿐만이 아니라 내리막길을 내려갈 때 발이 앞으로 쏠려서 발가락이 신발 앞코에 눌려서 부상당하는 걸 막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줬어요. 여기에 발가락 양말로 발가락끼리의 마찰을 줄여주고, 울양말을 덧신어 통풍과 충격 완화 효과를 노렸어요. 울 소재가 땀 흡수와 통풍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구요. 교대로 신기 위해서 저는 양말을 두 켤레 챙겨갔어요.

 

슬리퍼 + 카라비너

갑자기 뭔 슬리퍼에 카라비너냐 생각하시겠지만 요고요고~ 아주 유용해요. 저는 조리 슬리퍼를 가져갔는데, 걸을 때는 배낭에 달린 고리에 카라비너로 조리를 매달고 다녔어요. 카라비너는 다이소에서 구입하셔도 되고, 온라인, 아웃도어 매장 등 원하는 곳에서 구입 가능해요.
물집을 방지하려면 시간당 한 번씩 휴식을 취하면서 발을 말려주는 게 좋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중간에 카페를 들르거나 잠깐 쉴 때마다 바로 신발과 양말을 벗고 조리로 갈아 신고 햇빛에 발을 말려줬어요. 처음에는 가방 안에 넣고 다녔는데 봉지에 넣고 가방에 넣으니까 넣고~ 넣고~ 빼고 빼고~ 느무느무 번거롭더라구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처럼 가방에 매달고 다녔더니 바로바로 신기 쉬워서 느무느무 편하더라구요. 조리 슬리퍼의 경우 신었을 때 발가락이 다 노출이 돼서 말리기 편했는데 대신 조리의 끈 자국대로 태닝 라인이 생겨버렸어요~🤪 어떤 종류든 슬리퍼는 개취대로 준비하셔서 쉴 때마다 갈아 신고 발을 꼭 잘~ 말려주세요.

 

알코올 스왑

중간중간 쉬면서 발을 말릴 때 알코올 스왑으로 발가락 사이사이를 닦아주면 물집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구요. 알코올이 쉽게 날아가니까 발을 더 잘 말려줄 수 있는 것 같아요. 땀이나 노폐물도 그때그때 없앨 수 있어서 그것도 좋았구요. 작게 잘라서 낱개로 포장된 걸로 준비해서 일회용으로 사용해서 알코올이 말라버릴 걱정 없이 사용했어요.

 

바셀린

발가락 사이사이에 바셀린을 발라주면 마찰을 줄여줘서 이것도 물집 예방이 도움이 된다고 해서 챙겨갔어요. 그래서 한 번, 딱 한 번 사용했는데, 제가 양 조절을 실패했는지 바셀린이 양말에 묻어서 딱딱하게 굳더라구요. 그래서 이때 딱딱해진 양말에 발가락이 눌려서 나중에 발톱에 멍이 들기도 했어요. 읔~!!
그래도 바셀린을 잘 사용하시는 분들은 유용하게 잘 쓰더라구요. 제가 미숙했던 거죠. 그러니 저처럼 바셀린이 익숙지 않으신 분은 양을 조금씩만 사용해서 적당량을 찾아가면서, 바른 뒤 충분히 말려준 다음 출발하시길 권해드려요. 미리 연습해 보시는 게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실 + 바늘

저는 어느 날 쉬면서 발 말리는 걸 패스하고 정신없이 미친 듯이 내달렸던 날이 있었는데, 그날 바로 물집이 생기더라구요. 쯧~! 익숙해졌다고 방심하는 순간 뿅~ 나타나니 조심하세요.
물집은 가급적이면 터트리지 않는 게 낫다고 해요. 그래도 물집이 너무 벌크업을 해서 그게 또 괴로우면 어쩌겠어요. 터트려야죠. 그런데 이걸 확실하게 뿌리까지 쫙쫙~ 빼내지 않으면 다시 물집이 잡히고 통증은 더해지더라구요. 그럴 때 바늘에 실을 꿰어서 물집으로 부풀어 오른 피부를 바느질하듯이 실을 끼워두라고 하더라구요. 그러면 실을 통해서 안에 고여있는 게 다 흘러나오면서 내부가 완전히 말라서 물집이 사라지는 거래요. 그래서 저는 그렇게 했어요. 다만 성질이 급해서 빨리 실을 빼버려서 살짝 남아서 조금 더 고생하긴 했지만요. 어차피 할 거면 확실하게 뿌리까지 완전히! 제거하세요~

콤피도 밴드

순례자 모두가~~ 콤피도 밴드를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예요. 저는 프랑스 파리로 유럽 입국을 해서 파리 약국에서 사이즈별로 구입해서 갔어요. 그런데 순례길에 있는 마을 약국에서도 대부분 팔고 있어서 그렇게 미리 왕창 준비할 필요는 없었더라구요. 비상용으로 한 통 정도만 구입해서 갖고 다니다가 물집이 생기려고 하면 바로 붙이기 시작해서 갖고 있던 거 다 사용하게 되면 그때 다시 구입하셔도 충분할 것 같아요.

결론적으로 순례길 발 관리는 내 발에 잘 맞는 신발과 양말을 준비해서, 무리해서 너무 오래 걷지 말고 중간중간 쉬면서 발을 잘 말려주면 그게 최고인 것 같아요.

 

걷고 먹고 버리기도 해야죠

 

화장실 사용 방법


순례길 초보자분들은 아마도 순례길 화장실 사용 문제가 걱정이 되실 거예요. 저는 물돼지라 가기 전에 더 화장실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프랑스 길을 가신다면 크게 걱정하지는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저는 물을 많이 마시는 편이라, 하루 2리터는 우습게 마시거든요. 그래서 걸을 때 힙색의 양쪽에 물 한 병, 콜라 한 병을 담아두고 수시고 마시면서 다녔어요. 그러다 보니 화장실도 자주 가야 했죠. 그래도 대부분의 구간에 카페가 종종 위치하고 있어서 그곳에서 화장실 문제를 해결했어요. 그 대신 뭔가를 계속 먹거나 마시거나 하면서 돈을 쓰긴 해야 했죠. 어떨 땐 커피를, 어떨 때 콜라를, 어떨 땐 맥주를~ㅋㅋ 하지만 그 가격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비싸지 않으니 너무 긴장하실 것까진 아니예요. 그저 정말 각팍하게 돈을 아껴야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콜라 한 잔, 쥬스 한 잔으로도 충분히 카페를 이용할 수 있으니 너무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아요. 어처피 외국은 웬만한 화장실은 다들 별도 사용료가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카페나 식당에 도착하면 일단 화장실 먼저 다녀와서 음료나 음식을 먹고 쉬다가, 출발하기 전에 한 번 더 다녀오는 식으로 다음 화장실까지의 시간을 대비하게 되더군요.

모르니 걱정이 되지만, 그곳 또한 사람이 사는 곳이다!!

그런데 어떤 구간은 다음 카페를 만나기까지 10km 이상 아무것도 없는 구간도 있어요. 중간에 간이 카페는 있었지만 화장실은 없더라구요. 하필 그날 제가 여자의 그날이었어서 더 최악의 날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순례길은 한 달 정도 걸어야 하기에 엄청 긴 주기를 가진 게 아니라면 그날을 만날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체내형 타입(탐폰)을 몇 개 준비해 갔어요. 유난히 장거리를 걸어야 하는 날에는 이중으로 사용하니 마음이 조금 놓이더라구요. 사실 이날 제가 화장실을 찾아 질주하다가 물집이 생겼다는.. 아마도 이날 제 순례길 최대 순간속도가 나왔을 거예요. 흣~

남자분들은 유사시 인적 드문 곳에서 자유인이 되어 해결하기도 하지만, 여자분들은 그럴 수 없잖아요. 그래서 출발할 때 대략적으로 중간중간 바의 위치를 체크해서 얼마큼 걸어야 바를 만날 수 있는지 대략 가늠하고 걸었어요. 너무 멀리 있을 때는 물 마시는 것도 최소한으로 줄여야 했죠. 그래야 제가 한 인격체로서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요.

 

의약품은 어떤 걸 챙기는 게 좋을까요

 

의약품 준비


저는 정말 의약품도 바리바리 챙겨갔었어요. 주변에 나눔을 많이 하고도 한 번도 안 쓰고 남은 것들이 많았죠. 제가 가져간 걸 다 나열하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구요, 다음에 제가 간다면 어떻게 준비해갈 지를 얘기해 볼게요.

일단 한국에서 준비해 갈 것들이 몇 가지 있어요.

  • 방수 밴드 : 밴드는 뭐니 뭐니 해도 한국 밴드가 최고예요~!
  • 마데카솔 : 잘 다치는 제겐 필수품이죠.
  • 케토톱 파스 : 무릎 아플 때 너무 잘 사용해서 스페인 약국에서 파스를 사려고 몇 번을 시도했는데 구할 수 없더라구요.
  • 항생제 : 베드 버그에 물렸을 때 어떤 친구가 항생제를 먹으라고 주더라구요. 베그 버그는 연고로는 진정이 안되더라구요. 외국에서 갑자기 항생제는 구하기 어려우니 비상용으로 준비하시길 권해드려요. 저는 기껏 준비해 갔다가 짐 정리할 때 산티아고로 보내버려서 후회했네요. 근처 병원에 가서 여행 가려고 비상약 준비한다고 하면 처방해 주실 거에요.


외국에서 구입하셔도 되는 것들도 있어요.

  • 볼타렌 연고 : 친구 파스를 다 얻어 쓰고 현지에서 파스를 못 구한 저는 이 연고가 근육통에 좋다고 해서 아침, 저녁으로 열심히 사용했어요. 저는 한국에서 사간 걸 다 쓰고 현지에서 또 한 통을 더 구입했어요. 이건 스페인 약국에서도 구하기 쉬우니 꼭 미리 준비를 하셔야 하는 건 아니에요.
  • 콤피도 밴드 : 이건 물집을 대비해서 모두가 챙기는 잇템이에요. 현지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니 편한 곳에서 구입하세요~


저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무릎 통증이 심한 사람들은 진통제를 먹으면서 걷기도 하더라구요. 하지만 이건 매우 위험해요. 통증이라는 건 몸이 보내는 위험 신호인데, 이걸 진통제로 강제로 무마시키고 무리했다가는 큰일이 날 수도 있어요. 순례길에서 만났던 한 친구는 다리가 빨갛게 부어오르고 열이 나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의사를 찾아갔고, 의사가 지금 더 걸으면 정말 위험할 수 있다고 해서 결국 중간에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더라구요.

완주도 중요하지만 순례길은 스포츠가 아니잖아요. 내 몸을 소중히 잘 챙기면서 행복한 순례길을 걸으시길 바랄게요. 그럼 모두 부엔 까미노~!!

뭐가 필요하실지 몰라 준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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