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산티아고 순례길, 숙소 잡는 방법

2023. 9. 13. 23:14TRIP/Santiago de Compostela 순례길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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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까미노 블루에 시달리는 1인입니다. 이번에는 순례길 숙소에 대해서 얘기를 해볼까 해요.
종종 숙소를 대란이 일어나기도 한다는 까미노 숙소, 가기 전에는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하기 마련이죠? 여행 초보였던 저는 (지금도 전문가는 아니지만.. ) 더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이게 정답은 아니지만, 끝까지 노숙하지 않고 무사히 완주했던 경험을 토대로 얘기해보도록 할게요. 

 

기본 참고 사항

기본적으로 알아두면 좋을 것들에 대해 얘기해볼게요.
 

공립 / 사립 알베르게

공립 알베르게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지역에는 공립 알베르게(Municipal Albergue : 무니시8 알베르게)가 있어요. 공립 알베르게는 기본적으로 사립 알베르게에 비해서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어떤 곳은 아예 기부제로 운영하는 곳도 있구요. 또 공립 알베르게는 각자의 규칙이 있는 곳도 있어요. 어떤 곳은 묵었던 친구의 얘기를 들어보니, 그 숙소에 묵으면 무조건 저녁을 다함께 먹으면서 함께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다고 하더라구요. 이런 건 "극I"에게는 조금 힘들 수도 있겠죠~? 😅
이렇게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공립 알베르게를 선호해요. 그래서 많은 사람이 몰리는 만큼 늦게 가면 풀베드가 되어 경쟁이 치열하기도 하죠. 어떤 곳은 미리 예약이 불가능한 곳도 있어서 말그대로 선착순에서 밀릴 수 있는 거죠. 또 어떤 공립 알베르게는 시설이 너무 낙후되어 있어 위생에 민감한 분들은 힘들어 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공립에 많은 순례자들이 모이는 만큼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죠.
공립 알베르게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게 아니라면 1박만 가능해요. 제가 본 예외 사항으로는 엄마와 어린 아들이 공립 알베르게에 묵었는데, 엄마가 아파서 도저히 출발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공립 알베르게에서 특별히 더 묵을 수 있게 배려를 해줬던 걸 봤어요. 그래서 보통 대도시에서는 연박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때는 사립 알베르게나, 여럿이 모여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빌려서 묵고는 한답니다. 

사립 알베르게

사립 알베르게는 말 그대로 일반 분들이 운영하시는 곳으로, 온라인 숙박 어플(eg. 부킹닷컴, 아고다 등)로 예약이 가능한 곳도 많아요. 그래서 늦게 도착하거나 숙소 대란이 일어나는 지역에서 묵을 때는 미리 예약하고 맘 편히 느긋하게 가기도 하죠.
사립 알베르게의 경우 순례길에서 많이 떨어진 곳에 있는 경우도 있으니 숙소가 정말 마음에 들어서 가는 게 아니라면 순례길 동선도 함께 고려해보시라고 하고 싶어요. 물론 어떨 땐 멀어도 찾아가서 묵어야 할 때도 있긴 하답니다.
 

알베르게 참고 사항

알베르게 에티켓

우선 알베르게에 도착하면 먼지 투성이된 신발을 벗고 슬리퍼로 갈아신어요. 아무리 신발을 신고 집에 들어가는 문화여도, 순례길을 걸은 신발은 너무너무 더러운 거겠죠?! 😆
스틱은 대부분 스틱을 꽂는 곳이 따로 마련되어 있으니 그곳에 따로 보관해요. 저는 꼭 따로 보관하라고 하는 숙소가 아니면 가급적이면 접어서 따로 보관하기도 했어요. 이럴 때는 절대로 주변을 더럽게 하지 않도록 잘 정리해서 보관하시길 바랍니다~

알베르게 퇴실 시간

대부분의 알베르게는 일반 호텔이나 숙박시설보다 퇴실 시간이 빨라요. 알베르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오전 8~9시 쯤이 퇴실 시간이니, 느긋하게 출발하시는 분들은 자기 전에 퇴실 시간을 미리 확인하시길 권해드려요. 이걸 몰랐던 어떤 친구는 아침에 느긋하게 자다가 퇴실 시간이 임박해 씻지도 못하고 부랴부랴 출발해야 했다고 하더라구요. 보통 해뜨면 더우니 일찍 출발하곤 해서, 6시쯤 되면 사람들이 출발하기 시작하거든요. 주변이 웅성웅성 거린다 싶으면 출발해야겠구나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 일찍 일어날 자신이 없다해도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시차 때문에 아침형 인간되기 완전 쉽더라구요. 제 경우 산볼이라는 곳에서 동행하던 친구들과 별 보면서 걷자고 4시 반 정도에 일어나기로 했었거든요. 저, 알람 울리기도 전에 깼어요. 새벽 4시에 자는 게 4시에 일어나는 것보다 쉬운 완전 올빼미형 인간인 제가 말이죠~😂

 

메뉴 델 디아(석식)

간혹 없는 경우도 있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곳이라면 공립, 사립 상관없이 메뉴 델 디아가 있어요. 보통 기본 메뉴가 구성되어있고, 코스 요리처럼 에피타이저, 메인 메뉴, 디저트, 물 또는 와인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코스별 선택 옵션이 있기도 해요. 메뉴 델 디아는 보통 정해진 시간에 다함께 모여서 먹는 방식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해요. 어떤 곳은 와인을 무제한으로 줘서 깜짝 놀라면서 행복했던 기억도 있네요.
메뉴 델 디아는 순례길에 한정되기 보다는, 우리의 백반 정식? 같은 느낌으로 생각해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스페인을 여행하다보면 레스토랑에 메뉴 델 디아가 있는 식당이 종종 있어서 혼자 다니면서 든든하게 코스별로 잘 챙겨먹기에 좋더라구요.

데사 유노(조식)

호스텔에서 체크인할 때 신청하면 조식을 먹을 수 있기도 해요. 하지만 저는 호스텔 조식을 먹은 게 손에 꼽힐 정도라 별로 정보가 없네요. 전 보통 조식 시간보다 일찍 출발해서 걷다가 나온 마을에서 카페나 바를 만나면 간단하게 해결하곤 했거든요. 보통 까페 콘레체라는 커피랑 빵 또는 또르띠야로 아침을 해결했어요.

  • 카페 콘레체 : 우리의 카페라떼랑 비슷해요.
  • 또르띠야 : 계란 말이랑 비슷한데, 감자가 들어있어서 더 둔둔~~해요.

아! 어떤 마을에는 마트조차 없는 곳도 있고, 때로는 문을 열지 않아 다음 마을로 가야하기도 해요. 당 떨어지면 큰일 나시는 분은 간단한 과일이나 간식을 준비해서 다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저는 희안하게 순례길에서는 평소에 먹지 않는 콜라가 그렇게 당기더라구요. 콜라가 신속 정확하게 당 충전을 하기에 참 좋긴 하죠? ㅎㅎ

숙소 찾아 삼만리~

 

숙소 찾기

저는 출발 전에 초반 3박은 미리 예약을 하고 갔어요. 생장(Saint-Jean-Pied-de-Port) ~ 론세스바예스(Roncesvalles) ~ 수비리(Zubiri), 이렇게 3곳을 온라인으로 미리 예약을 했어요. 그리고 그 이후로는 현지에서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예약을 하기도 하고, 그냥 걷고 싶은대로 걷다가 무작정 가서 숙소를 잡기도 했어요.
그 외에는 보통은 예약 없이 그냥 찾아가기도 하고, 전날 또는 당일에 걷다가 예약을 하기도 했어요. 다른 동행들과 함께 다닐 때는 그날의 목적지를 정하고 가다보니 전날 예약을 하는 편이었고, 동행들과 잠시 떨어져 걸을 때는 걷고 싶은 만큼 걷다가 머물고 싶은 곳에 즉흥적으로 머물기도 했어요.
예약을 안한 날은 가급적이면 늦지 않게 도착하게 했고, 평소보다 많이 걷거나 여유있게 걷고 싶은 날에는 미리 예약을 했어요. 예약은 전날 하기도 하고, 걷다가 도착이 늦어질 것 같으면 중간에 쉬면서 예약을 하기도 했어요.
[Camino de Santiago] 산티아고 순례길 - 프랑스길 일정의 제 일정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초반에는 거리를 나름 20km 대로 많은 사람들이 가는 구간대로 걷다가, 나중에 순례길이 어느 정도 익숙해진 뒤에는 내키는 대로 다녔어요. 어떤 날은 40km 넘게 걷고, 어떤 날은 10km 정도만 걷기도 하구요. 그때그때 내 컨디션이나 기분에 따라, 또는 메세타 구간이라는 평지 구간은 좀 더 많이 몰아서 걷거나 했답니다. 길이 익숙해지니 정해놓도 다니는 것보다는 좀 더 자유롭게 다니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구요. 아마도 저는 P보다는 J인 듯 해요..🤭
다만, 사리아(Sarria)라는 지역부터는 미리미리 예약을 하세요. 순례길 규칙이 최소 100km 이상을 걸으면 완주를 인정해주거든요. 그래서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이나, 전체를 걷기 어려운 사람들은 중간부터 시작하기도 해요. 그래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까지 100km 구간의 시작지가 사리아라서 그 지역부터는 순례길 사람이 급증하거든요. 그때부터는 단체 패키지로 오는 사람들도 많이 보일 정도로 인구가 급증하다보니 숙소 대란이 벌어지기 십상이예요. 그러니 사리아부터는 미리미리 예약을 하고 다니시길 권해드려요.
 

숙소 예약하기

공립 알베르게는 대부분 부킹닷컴, 아고다 일반적인 같은 예약 사이트에서는 예약이 불가능해요. 어떤 곳은 아예 예약 차제가 안되는 곳도 있구요. 가끔 먼저 도착한 친구가 예약을 잡아주는 게 가능한 곳도 있지만, 공립 알베르게는 기본적으로 선착순이라고 생각하시는 게 맘 편해요.


사립 알베르게 부킹닷컴이나 아고다 같은 예약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어요. 그래서 온라인으로 숙소를 잡을 수 없을 때는 동행들과 모여 앉아 다함께 구글 맵에서 해당 지역의 숙소를 찾아서 전화를 해서 예약을 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산티아고 순례길 - 여행 경비 관리 및 여행자보험, 유심 준비하기에서도 언급했듯이 유심을 구입하실 때 꼭 데이터만 되는 유심이 아닌, 통화까지 되는 유심으로 구입하시라고 권해드려요. 그런데 통화가 되면 만사오케이냐? 어떤 숙소의 경우 영어로 대화가 아예 안되는 곳도 있어요. 그럴 때는 번역앱으로 "오늘 #명 예약 가능한가요?"를 스페인어로 번역해서 전화로 예약을 한 경우도 있었어요. 간단한 스페인어를 미리 준비하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출처 : 파파고)

한글로 발음을 쓰자면 "뿌에도 르세르바르 우나 페르소나 마냐나?" 정도 되려나요? 어려우면 "마냐냐 우나 페르소나, 씨?"라도 하셔도 통하긴 합니다. 뭐, 살려면 어떻게든 하게 되더라구요~🧐
※ 참고로 숫자는 1(우나), 2(도스), 3(뜨레스), 4(콰트로)입니당.
그리고 예약자 이름은 꼭 본명이 아니어도 되니 그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쉬운 걸로 정해서 전달하세요. 영어 이름을 정하셔도 되고, "킴 프롬 코리아"처럼 최대한 간단하게 전달하셔도 예약이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주의하셔야 할 점은 예약을 했더라도 너무 늦게 도착을 하면 숙소에서 노쇼로 판단하고 다른 사람에게 베드를 내어주기도 한다는 점이예요. 그러니 만약 너무 늦게 도착할 것 같다면 미리 전화를 꼭 하세요. 전화해서 오늘 예약한 누군데, 몇 시쯤에 도착할 것 같다고 미리 알리셔야 예약이 보존된다는 점 잊지 마세요~! 저는 보통 3시 넘어서 도착할 것 같으면 중간에 쉴 때 미리 전화로 확인을 하고는 했답니다.
 

순례길 시작 - 생장, 론세스바예스, 수비리

 
일단 출발지인 생장과 생장에서 피레네 산을 넘어 만나는 스페인 첫 경유지인 론세스바예스는 모든 사람이 기본적으로 숙박을 한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래서 베드를 배정받아 눕기 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곳이기도 해요.

(출처 : www.pilgrim.es)

 

생장 피에드 데 포트(Saint-Jean-Pied-de-Port)

기본적으로 순례자들은 생장의 순례길 사무소에 들러서 순례자 여권을 구비하고 출발 준비를 해요. 그래서 순례길을 처음부터 걷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머무는 곳이죠. 아마 99.9%가 생장에서 1박을 한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장에서 1박을 하고, 보통은 5번가 숙소라고 불리는 공립 알베르게에 많이 묵어요. 베드가 많다고는 하지만, 늦게 도착하면 베드가 없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저는 첫날부터 마음 졸이기 싫어서 온라인으로 예약이 가능한 숙소를 미리 예약하고 갔어요. 실제로 걷다가 만난 한 친구는 첫날 공립에 베드가 없어서 체육관 같은 곳에 매트만 제공 받아서 잤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바욘에서 기차가 연착되다가 결국 취소돼서 버스를 타고 가는 바람이 거의 저녁 즈음에 도착했어서, 공립은 아슬아슬했을 것 같아요. 뭐, 파리에서 야간버스를 타고 생장에 오전에 도착하는 경로로 가시는 분들은 걱정이 없을 것 같기도 하지만요.
제 경우, 생장 숙소는 부킹닷컴에서 검색해서 깔끔해 보이는 GITE MAKILA라는 곳로 예약했어요. (단, 지금은 영업을 안한다고 하네요..) 첫날은 조용하게 지내고 싶어서 벙커형 베드가 있는 4인실을 예약했는데, 와우~!!! 어떤 분의 코골이 때문에 정말 잠을 못잤어요. 저를 포함한 3명은 코골이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새벽까지 방 밖으로 들락날락 거리다가, 4,5시쯤에야 겨우 잠에 들 수 있었어요. 그 코골던 아저씨는 꿀잠을 주무셨는지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출발하시더군요..😭 그 뒤로도 얼굴도 모르는 그분을 다른 숙소에서 몇 번 마주쳤는데, 밤에 코고는 소리만으로 바로 '아! 그 사람이다' 싶더라구요. 처음 겪는 다른 사람들은 깜짝 놀라던데, 이미 겪어본 저는 놀라지는 않았지만 끝까지 적응은 안되더라구요. 순례길에서 코골이 소리는 흔하게 듣는 소리이고, 나도 그 중 한명이 될 수 있지만, 그 코골이는 진짜~ 모두에게 기억될 코골이였어요. 하하..😱

일반적으로 생장에서 숙박을 하지만, 물론 남다른 경로로 가는 사람도 있어요. 피레네 산맥을 한 번에 넘기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중간 지점의 숙소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론세스바예스까지 가기도 하더라구요.
나폴레옹 루트로 이동하는 경우, 제가 만난 한 친구는 생장에 도착해서 사무소에 들린 뒤 바로 출발해서 훈토(Huntto/Honto)라는 곳까지 걸어가서 그곳에서 1박으로 하고 다음날 피레네 산맥을 넘었다고 하더라구요. 또 다른 친구는 첫날은 오리손(Orisson)까지만 이동해서 그곳 숙소에서 1박을 하고 그 다음날 론세스바예스로 이동을 하더군요. (💡  오리손의 경우 사전예약을 하지 않으면 풀부킹으로 당일 숙박이 어려울 수도 있으니 오리손 숙박을 계획하신다면 미리 예약을 꼭 하세요.)
발카를로스 루트의 경우도 발카를로스(Valcarlos)라는 마을에 숙소가 있으니 참고하세요. (💡 겨울이나 날씨가 않좋을 때는 나폴레웅 루트가 폐쇄되어 이쪽으로 우회를 해야하기도 합니다.)

 

론세스바예스(Roncesvalles)

피레네 산을 한번에 넘든, 나눠서 넘든, 결국은 모두가 론세스바예스에서 1박을 해요. 그런데 론세스바예스에는 숙소가 많지가 않아요. 어떻게 보면 생장보다 더 숙소 경쟁이 치열한 곳이라고 할 수 있죠. 저는 공립 알베르게온라인으로 미리 예약을 하고 갔는데, 여기도 결국은 선착순이더라구요. 심지어 저녁 식사를 시간을 정해서 예약했는데도, 이미 그 시간은 매진됐다고 더 늦은 시간을 배정해주려하길래 그냥 취소해버렸어요. 너무너무 배고파서 그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거든요. 😢
먼저 도착한 사람들은 3층에 있는 일반 침대가 있는, 일종의 VIP실 같은 곳을 배정받고, 그 다음으로 이층침대를 배정해요. 그마저도 배정이 끝나면 별실(?)이라고 다른 건물에 있는 베드를 배정해주더라구요. 론세스바예스 공립 알베르게 사이트에서 사진을 가져왔는데, 별실 사진은 찾지 못했네요. 일반 도미토리도 깔끔해서 충분히 묵을 만하니 굳이 무리해서 일찍가려고 하지 마세요. 첫날부터 몸, 특히 무릎이 망가지면 한달 내내 고생한답니다.

3층 도미토리 vs 일반 도미토리 (이미지 출처 : alberguederoncesvalles.com)

저는 숙소에 체크인하고 바로 샤워실에 가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했어요. 비에 얻어맞으면서 산을 넘으니 추워서 오들오들 떨고 있었거든요. 씻고 나서 빨래를 맡기고 간단한 간식을 먹으면서 휴식을 취했죠. 빨래는 직접 할 수도 있지만, 너무 지친 저는 그냥 돈으로 해결했어요~🤭 그리고 저녁에는 알베르게의 성당에 가서 미사에 참여해보기도 했어요. 천주교 신도는 아니지만 순례길을 시작하면서 미사에 참석하는 것도 의미있고 좋은 추억이 되더라구요.

Real Colegiata de Santa María de Roncesvalles (이미지 출처 : alberguederoncesvalles.com)

온라인 예약

간단하게 론세스바예스 공립 알베르게 숙소 예약하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우선 공식 사이트에서 예약 페이지에 접속해요.
예약 페이지에 보면 주의사항을 확인할 수 있어요.

The beds assigned will be on the first floors of the building (floors cannot be chosen)
베드는 1층부터 배정이 됩니다. (층 선택 불가)

It is essential to bring your ID or Passport when entering the hostel
호스텔에 입실 시 ID 또는 여권을 반드시 지참하세요.

The hostel closes at 10 pm: no entry will be allowed after this time, even if you have a booking.
오휴 10시에 호스텔 문을 닫습니다. 예약을 했어도 이후에는 입실이 불가합니다.

Your reservation will be valid until 7:00 p.m. (unless your arrival is notified later than that time)The bed will be assigned to another pilgrim.Telephone to notify: + 34 948 76 00 00
예약은 오후 7시까지만 유효합니다. (더 늦게 도착한다는 연락이 없다면) 베드는 다른 순례자에게 배정됩니다.

 
결국 7시까지 도착하지 못하면 전화를 해서 더 늦게 도착한다고 알려야 예약한 베드를 다른 순례자에게 배정하지 않고 예약을 보존해준다고 하니, 가급적 시간 안에 도착하시길 권해드려요. 피레네 산 속 어딘가에서는 유심이 아예 안터지기도 했었거든요.
그럼 예약하는 방법을 볼까요? 
우선 이름과 이메일, 전화번호, 예약할 베드 개수를 입력해요. 저는 출국 전 예약을 했어서 전화번호는 그냥 한국 번호 입력했었던 것 같아요.

(출처 : alberguederoncesvalles.com)

저녁과 아침식사 옵션을 선택해요. 각 선택에 따라 가격이 다르니 참고하시구요. 저녁식사를 예약할 때는 식사 시간을 선택할 수 있어요. 물론 저처럼 순서에 밀리면 원하는 시간을 배정받지 못할 수도 있기는 하지만요. Picnic을 8유로에 예약하면 도시락을 싸주기도 하네요. 참고로 저는 일찍 출발할 계획이어서 아침식사는 예약하지 않았어요. 그냥 일단 출발해서 걷다가 나오는 바에서 간단하게 해결해도 괜찮더라구요. 화장실도 들릴 겸~
만약 저녁식사를 배정받지 못하셨다면 알베르게 내에 자판기가 있어요. 파스타 자판기는 처음 봐서 신기해하면서 구입했었더랬죠. 맛은 뭐... 개선됐기를 바라봅니다~😂

(출처 : alberguederoncesvalles.com)

미리 동키 서비스(짐 배송 서비스)를 함께 예약할 수도 있으니 필요하신 분은 함께 신청하시면 될 것 같아요.

(출처 : alberguederoncesvalles.com)

 
 

수비리(Zubiri)

보통 대부분의 순례자들이 2일차에는 론세스바예스에서 수비리까지 이동을 해요. 3일차에는 보통 팜플로나(Pamplona)라는 순례길의 큰 도시 중 한 곳에 도착을 하죠.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2일차에 더 걸어두고, 다음날 팜플로나에 빨리 도착해서 도시를 더 즐기려고 수비리보다 더 걸어가서 라라소아냐(Larrasoaña)라는 곳에서 묵기도 한답니다.

(출처 : www.pilgrim.es)

저는 그냥 수비리에서 묵기로 결정했었어요. 꼭 가고 싶은 사립 알베르게가 있었거든요. 가기 전 주워들은 얘기로 수세이아(Suseia)라는 숙소의 메뉴 델 디아가 그렇게 맛나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여기를 가려면 예약을 하는 게 좋다고 해서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을 해버렸답니다. 실제로 제가 론세스바예스에서 체대 출신의 20대 친구를 만나서 따라 걷다보니 수비리에 엄청 빨리 도착해버렸거든요. 씻고 쉬면서 보니 예약 없이 왔던 사람들이 왔다가 그냥 발길을 돌리는 걸 봤어요. 다시 프랑스길을 간다면 이곳은 꼭 다시 가고 싶어요. 츄릅~🤤

와우~ 나오는 음식 하나하나가 정말 맛있었어요. 영어 폭탄에 정신이 좀 없었지만 맛난 음식 앞에서는 말 따위 필요 없더라구요~
 

팜플로나(Pamplona)

팜플로나는 순례길에서 만나는 첫 번 째 대도시예요. 저는 론세스바예스에서 만난 친구와 미리 사립 알베르게를 예약해서 1박하고, 다음날은 공립 알베르게에서 1박을 더 했어요. 저는 순례길 출발 전에 짐 정리를 충분히 하지 못해서 배낭이 넘칠 지경이었거든요. 그래서 팜플로나에서 짐을 정리해서 우체국 배송으로 산티아고로 보내버렸답니다. 짐 정리도 하고 휴시도 취할 겸 2박으로 한 뒤, 좀 더 가볍게 다시 순례길을 걸을 수 있었어요.
팜플로나에는 헤밍웨이가 즐겨 찾던 이루냐(Café Iruña)라는 카페가 있는데, 이곳에 가서 직원에게 문의하면 별도로 보존되어 있는 헤밍웨이가 즐겨찾던 공간을 구경할 수도 있더라구요. 아시안 마트에서 라면과 재료들을 구입해서 한식으로 한상 푸짐하게 차려서 먹기도 했어요. 또 요새로 이우어진 도시이다보니 곳곳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으니 팜플로나에 가면 도시를 충분히 즐겨보세요.

 

아로요 산볼(Arroyo San Bol)

기억에 남는 숙소 중 하나가 산볼인데요. 여기는 마을에 있는 곳도 아니라 산 속에 혼자 덩그러니 있는 숙소예요. 인터넷은 당연히 안되고 빨래는 흐르는 냇물에서 해야하는 말 그대로 깡시골이 한적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예요. 그렇게 동떨어져 있다보니 밤이 되면 쏟아질듯한 밤하늘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순례길 중 한 번쯤 꼭 경험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대신 주변에 식당도 마트도 없어서 모든 걸 숙소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점 참고하시구요. 다함께 모여서 식사를 하면 대화를 나누는 것도 저는 좋았던 것 같아요.

제 폰으로는 찍을 수 없던 밤하늘을 순례길에서 만난 친구가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공유해줘서 추억을 남길 수 있었어요.

(출처 : 순례길 친구)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개인적인 생각으로 추천하자면 산티아고 숙소를 잡을 때, 이왕이면 산티아고 대성당에서 너무 멀지 않은 곳으로 잡으세요. 짐을 보내고 찾는 우체국도, 산티아고의 먹거리와 볼거리 등이 성당 주변에 많이 위치하고 있어요. 또, 성당 주변에는 밤 늦게까지도 순례자들의 자축이 이어지는데, 가까이 묵으면 어디 갈 때마다 성당을 지나다니면서 그 분위기를 함께 느낄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저는 처음 완주하고 산티아고에 도착했을 때 2박, 그리고 피스테라까지 걷고 돌아왔을 때 1박, 이렇게 총 3박을 했어요. 처음 도착했을 때는 동행했던 친구들과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함께 빌려 완주를 자축했고, 그 다음 하루는 호스텔에서 쉬면서 1박을 더 했구요, 그리고 다음날 피스테라까지 걷고 돌아와서는 생장에서 캐리어를 보내놓은 호텔에서 1박을 했어요.
에어비앤비는 성당에서 살짝 떨어져 있었지만 걸어다니기에 무리가 없을 정도의 거리였어요. 어차피 장봐서 함께 요리해서 먹을 예정이라 위치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다음날 친구들과 헤어진 뒤에는 근처의 호스텔 아무곳이나 잡아서 묵으면서 하루를 그냥 푹~ 쉬었어요. 
그리고 마지막 숙소는 캐리어를 보내면 숙박비 할인 혜택을 받은 호텔에서 묵었어요. 피스테라에서 돌아오기 전날 호텔에 전화해서 할인 혜택까지 꼼꼼하게 확인해서 예약해서 편하게 짐정리하면서 산티아고를 마무리하고 다음날 떠났어요. 참고로 산티아고 호텔 정보는 산티아고 순례길 짐 배송 - 생장 캐리어 배송, 우체국 배송, 동키 서비스 정보 의 내용을 참고하시면 될 거예요.
 
 
프랑스길은 순례길 중에서 가장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는 길이라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가 만난 친구 중에서 숙소에 자리가 없어서 숙소 사장님의 배려로 다시 되돌아가서 묵었다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그런 것도 모두 다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되고 얘깃거리가 되더라구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순례자들에게 친절하시니 마음 편히 순례길을 즐기시길 바랄게요.
그럼, 부엔 까미노~!!
 

어떤 게 필요할 지 몰라 준비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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