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순례길 준비 - 배낭, 보조 가방

2022. 8. 22. 03:59TRIP/Santiago de Compostela 순례길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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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까미노 블루에 시달리는 1인입니다.
이번엔 아웃도어 생초보자가 순례길 준비할 때 가방을 구입한 이야기를 해보려 해요.

내 몸에 잘 맞는 가방,
내 몸을 지켜줘요

 


순례길에서는 무조건 배낭입니다. 때때로 아스팔트 길을 걷기도 하지만 대부분 비포장 흙길이고 오르막 내리막이 수시로 튀어나와서 등에 지고 다니는 게 최선이에요.

메기도 하고 끌기도 할 수 있다면?


유사시 끌고 다닐 수 있도록 바퀴가 달린 캐리어 겸용 배낭을 찾아보기도 했는데, 바퀴를 달기 위해 부품이 늘어나 가방이 그만큼 무거워져서 선뜻 구입하질 못하겠더라구요. 도시 위주의 여행이라면 몰라도, 순례길처럼 흙길, 자갈길, 돌길, 언덕길, 그리고 비로 인한 침수 길 등 자연자연한 여행에서 바퀴는 의미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따금 만나는 아스팔트 길을 위해 추가적인 무게를 계속 짊어지고 가는 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게다가 캐리어 겸용 배낭을 고민하는 당신이라면 이미 짐도 많을 거잖아요~?! 😂

어떤 배낭을 고를까요?

 

배낭 종류 고르기


그런데 순례길을 준비할 때 저는 백패킹은커녕 배낭여행을 가본 적도 없던 사람이었어요. 당연히 여행용 배낭을 사본 적이 없었죠. 반드시 아웃도어 전용 가방을 골라야 하는 건 아니지만 살짝 걱정병이 있는 저는 대세를 따르기로 했어요. 나중에 걸어보니 대세를 따르길 정말 잘했다고 느꼈어요. 아웃도어 배낭은 가방 끈과 등판 등 곳곳에 쿠션이 들어있어 무거운 가방을 메고 장시간 걷는 우리의 몸을 보호해 줘요. 그리고 허리끈과 가슴 끈을 내 몸에 맞춰 잘 조절하면 가방이 몸에 착~! 붙어 무게가 어깨에만 실리는 걸 줄여주고 허리로 무게를 받칠 수 있게 해 줘서 훨씬 편안하게 메고 다닐 수 있답니다.

내 몸에 맞는 배낭 사이즈는 무엇?

 

배낭 사이즈 맞추기


그리고 아웃도어 배낭은 남녀 구분이 있는데요, 그들이 괜히 가방 종류 늘리자고 나누진 않았겠죠? 남자와 여자의 신체 구조가 다르니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면 내 몸에 맞게 선택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여러 모로 검색을 하다 보니 오스프리 카이트 가방이 눈에 띄었습니다.

알베르게가 아직 열지 않은 시간에는 이렇게 배낭으로 줄을 세워요.


하지만 인터넷 정보만으로는 어떤 사이즈의 가방을 사야 할지 가늠할 수가 없더군요. 토르소 사이즈라고 등의 길이를 측정해서 S, M, L 중에 선택하라고 하는데 혼자 사는 사람은 등 길이를 재는 것부터 쉽지 않더라구요. 아등바등해서 무엇하겠어요~ 그래서 그냥 아웃도어 용품 판매점이 모여있다는 종로 5가로 갔습니다. 역시 모를 땐 전문가에게 맡겨야죠~👍 
저는 종로5가 트레일헤드라는 아웃도어 전문점에서 구입했는데, 근처에 다른 매장들도 많으니 비교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종로5가 트레이 헤드

매장에 가서 판매원분께 문의하니 알아서 척척 제 사이즈를 측정해서 맞는 가방을 추천해주시더라구요. 이걸 혼자 끙끙거렸다니~ㅎㅎ 제가 선택했던 모델은 오스프리 카이트였는데, 기본적으로 저에게 맞는 사이즈는 M이지만 S 사이즈도 맞다고 둘 중 선택하라고 하시더군요. S 사이즈 가방은 기내 반입이 가능하고, M 은 짐을 적게 넣고 모양을 좀 손보면 겨우겨우 반입할 수도 있다면서요. 저는 그 순간 짐은 적게 줄여야 한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S 사이즈를 덜컥 구입해왔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이건 참 멍청한 생각이었다는 걸 깨달았죠.

순례길을 걷다 보면 먹을거리를 사서 가지고 다니기도 하고, 생필품을 사거나 하면 짐이 늘었다 줄었다 하는데 처음부터 배낭을 가득 채워서 출발하면 더 이상 넣을 공간이 없어서 곤란한 때가 있더라구요. 우리 라면 한두개 정도는 쟁여둬야 든든~하잖아요?! 😁 가방 사이즈는 남는 공간이 있도록 조금 여유 있게 선택하시길 추천드려요.
기내 반입 때문에 사이즈를 고민 중이시라면, 아웃도어 백팩의 등판(?) 부분의 크기를 확인하시면 될 거에요. 그 부분은 딱딱해서 크기 조절이 안되고, 나머지 부분은 기내 반입 시 짐을 적게 넣고 조물조물~하면 크기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제가 순례길에서 만난 한 친구는 OSPREY ARIEL PRO라는 가방을 사용하던데, 이 배낭은 헤드 부분이 완전히 분리가 가능해서 사이즈 조절이 좀 더 폭넓게 가능해서 편리해보이더라구요. 헤드를 분리하면 기내 반입도 된다니 몹시 탐나더라구요. 다만 일반 배낭보다 가격이 고가라서 아쉽~🥲

OSPREY KYTE vs ARIEL PRO (출처 : 오스프리)


가방 모델과 사이즈를 고르면 직원분이 임시로 짐의 무게를 느낄 수 있도록 가방을 꽉 채워준 뒤 착용하고 매장을 어슬렁 어슬렁 돌아다니라고 하더라구요. 안경을 맞출 때 잠시 착용하고 걸어 다니게 해서 도수가 잘 맞는지 확인하는 것처럼, 무게가 실렸을 때 가방이 내 몸에 잘 맞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해 줘서 좋더라구요.
그리고 이때, 직원분이 알려주시는 가방 메는 법을 잘 배워두세요. 가방을 내 몸에 잘 맞춰서 메는 게 무지무지 중요합니다.

가방은 사는 것보다 메는 게 더 중요해요.

 

배낭 잘 메는 방법


순례길에서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큰 가방에 짐을 꽉 채워서 이고 지고 다녀요. 정말 짐을 조금 들고 가시는 분들을 저는 유튜브에서만 본 것 같아요. 그래서 무거운 가방을 잘 못 메고 오래 걸으면 어깨, 등, 허리까지 안 아픈 곳이 없어요. 그래서 걷다가 어딘가 불편하고 뻐근해지면 바로바로 가방을 고쳐 메셔야 해요.

가방이 몸에 착~ 잘 붙어보이는 건 저만 그런가요~😆


그럼 제가 가방을 메던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이게 정답은 아니지만 나름 경험을 토대로 직접 깨달은 방법이니 참고하셔서 본인의 몸에 딱 맞는 방법을 찾으시길 바랄게요.

  1. 일단 가방을 어깨에 메요. 으이차~
  2. 허리끈을 채우고 골반에 걸쳐지도록 위치를 잡은 뒤 허리끈을 조여 고정시켜줘요.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허리가 아니고 골반입니다”. 가방의 무게를 어깨보다 골반이 지탱하는 느낌이라고 보시면 돼요. 처음에 잘 모르겠으면 어깨끈을 느슨하게 메고서 허리끈을 조인 다음 몸을 살짝 흔들었을 때도 가방이 골반 아래로 흘러내리지 않는 걸 확인하세요. 이렇게 하면 처음 어깨에 느껴지던 무게감이 줄어들게 될 거예요.
  3. 가슴 끈을 채운 뒤 가방이 흔들리지 않도록 끈을 꽉 조여주세요.
  4. 어깨 끈의 길이를 조절해서 몸에 맞춰주세요. 이때 어깨끈이 어깨를 너무 세게 누르지는 않을 정도로 살짝 여유 있게 조절해주세요.

 

무거운 배낭 멜 땐 사뿐사뿐~🙄

 

때로는 짐을 내려놓고 편해져도 괜찮아요.


순례길을 걸을 때면 동키 서비스(Donkey Service)라고 배낭을 다음 목적지까지 배송을 보내기도 해요. 때론 컨디션이 안 좋아서, 때론 더 멀리까지 가기 위해서, 다양한 이유가 있죠. 그럴 때를 대비해서 작게 접어서 가방에 쏙~ 넣을 수 있는 휴대용 배낭을 보조 백으로 가져가면 유용해요. 또 마트에서 장을 볼 때, 빨래방에 빨랫감을 가져갈 때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구요.
 


저는 어떤 가방들을 가지고 갔을까요~

순례길에서 사용한 가방들

  1. 메인 배낭 : 순례길 걸을 때 메고 다녔고, 순례길 끝난 뒤 사용하지 않는 짐들과 함께 한국으로 배송 보냈어요.
  2. 보조 배낭 : 폴더블 배낭을 준비했고, 평소에는 접어서 배낭에 넣고 다니다가 필요할 때만 꺼내서 사용했어요. 메인 배낭을 동키로 보냈을 때는 보조 배낭을 대신 사용했어요.
  3. 힙색 : 크로스백은 배낭 무게만으로도 버거운 어깨에 무리를 주는 것 같아서 힙색을 메고 다녔어요. 여권, 현금과 같이 항상 소지하고 있어야 할 귀중품과 바로바로 꺼내서 마실 수 있는 물, 음료 등을 담아 필요할 때 바로바로 쓸 수 있도록 했어요. 또한 순례길을 걷다가 식사를 하거나 카페를 들렀을 때 큰 배낭은 그냥 바닥에 내려놓고 힙색을 항상 소지하고 다녀서 분실 위험도 없었답니다.
  4. 비닐 소재 에코백 : 샤워를 하러 갈 때 주로 사용했어요.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는 곳도 드물게 있지만 대부분의 알베르게는 샤워 칸 하나가 전부인 경우가 많아요. 갈아입을 옷을 담아 걸어두면 샤워기 물이 튀어서 옷이 젖는 걸 방지할 수 있어요. 비닐봉지로 대체해도 되지 않냐 할 수도 있는데 물론 그래도 됩니다. 다만 저는 다이소에서 구입해서 저렴했고, 비닐이라 가벼웠고, 일반 비닐봉지보다 잘 찢어지지 않아서 좋았다구요. 그 외에도 빨래방이나 장 보러 갈 때도 두루두루 사용했어요.

순례길처럼 뜨거운 햇볕 아래 장시간 걸을 때는 수분 충전을 잘해주셔야 해요. 처음에는 배낭 옆구리의 보조 주머니에 물을 넣고 다녔는데, 저는 물을 수시로 마시는 편이라 마실 때마다 넣고 꺼내기가 불편하더라구요. 저만 그런 게 아니었던지 다른 순례자분이 물 좀 꺼내 달라는 부탁을 종종 받기도 했어요. 아무래도 넣고 꺼내기 불편하면 잘 안마시게 되니 몹시 불편하게 느껴지더구요.

그래서 저는 순례길 초반에 만나는 큰 도시인 팜플로나에서 물병을 넣을 수 있는 힙색을 겨우 찾아서 구입했어요. 사진 속 강렬한 연두색 힙색이 보이시죠? (제 취향 아니구요,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뿐이에요.) 이게 좌우로 물병을 꽂을 수 있어서 좌 콜라, 우 생수로 든든~하게 다닐 수 있었어요. 이렇게 앞에 두고 다니니 뭐든 쉽게 꺼내서 사용할 수 있어서 훨씬 편하더라구요.
사진 속 왼쪽의 친구는 물병을 담는 가방을 따로 착용하고 있는 게 보이실 거예요. 사진은 없지만 또 다른 친구는 배낭에 넣는 물통을 가져와서 연결된 빨대로 물을 쫍쫍~ 마시고 다니더라구요. 단, 이 경우에는 물통 세척을 꼼꼼히 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이렇게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니 원활한 수분 충전을 위해 본인에게 맞는 구성을 생각해 보시면 좋을 듯해요. 저는 이렇게 다양한 가방을 가지고 다녔지만 정말 단출하게 다니시는 분들도 많으니, 아~ 이렇게 준비하기도 하는구나~ 정도로 참고하시면 될 것 같아요.

다음 영상을 보시면 제가 짐을 어떻게 가지고 다녔는 지 대충 보이실 거에요. 큰 배낭이냐, 작은 가방이냐만 달라지고 나머지는 항상 같은 구성이었답니다.

가방 보내고 가볍게 걸어서 신났어요~


그럼 모두 부엔 까미노~!!

혹시 몰라 준비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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